디지털 포용은 어느 나라에서나 중요한 과제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일수록, 고령자 사용자의 디지털 접근성과 경험(UX)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전 글에서는 한국의 공공과 민간 UX를 비교했다.
이번에는 시야를 넓혀, 해외에서 고령자 UX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설계했는지 살펴보고,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본다.
🌎 해외 고령자 UX 성공 사례 4선
🇯🇵 일본 – 고령화 사회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라쿠라쿠 폰’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국가다.
이에 따라 통신사 NTT도코모는 **라쿠라쿠 폰(らくらくホン)**이라는 고령자 전용 스마트폰 시리즈를 개발했다.
라쿠라쿠 폰 UX 특징:
- 터치 대신 압력 감지형 버튼 → 오작동 최소화
- 기본 글자 크기 18pt 이상, 터치 버튼 크기 대형화
- 모든 주요 기능은 ‘홈화면 1페이지’에 배치
- 버튼 누르면 ‘말로 읽어주기’ 기능 자동 활성화
📌 결과:
- 출시 이후 60대 이상 사용자 중 스마트폰 보유율 3배 증가
-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세대’를 성공적으로 끌어냄
🇸🇪 스웨덴 – 고령자를 위한 은행 앱 ‘스베디시 뱅크 시니어 모드’
스웨덴은 고령자 디지털 교육과 UX 설계 분야 모두 선진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베디시 뱅크’ 앱의 시니어 모드다.
시니어 모드 UX 특징:
- 앱 첫 실행 시 ‘시니어 모드로 시작할까요?’ 물어봄
- 화면 최소화, 글자 확대, 버튼 간격 확장 자동 적용
- 음성 안내 + 진동 피드백 이중 제공
- 복잡한 금융 상품 설명 생략 → 핵심 기능만 남김 (이체, 조회 등)
📌 결과:
- 70대 이상 모바일 뱅킹 이용률 40% 증가
- 금융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고령자 만족도’ 항목 1위 기록
🇨🇦 캐나다 – 공공기관 홈페이지 '노년층 모드' 탑재
캐나다 정부 웹사이트들은 대부분 기본 모드 외에 **‘시니어 모드(Senior Mode)’**를 제공한다.
시니어 모드 UX 특징:
- 글자 크기 20% 확대 / 고대비 모드 기본 설정
- 정보량을 절반으로 축소, 가장 필요한 서비스 중심 재배치
- ‘전화 상담 바로 연결’ 버튼 상시 고정
- 모든 양식(Form)을 3단계 이내로 완성 가능
📌 결과:
- 노년층의 공공서비스 온라인 이용률이 매년 증가
- 전화 민원 감소로 행정비용 절감 효과까지 달성
🇩🇪 독일 – 시니어 키오스크 프로젝트 '디지털 퍼스트'
독일 일부 지자체는 노인 전용 키오스크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이 키오스크들은 디자인부터 완전히 다르다.
시니어 키오스크 UX 특징:
- 메뉴 최소화 - 선택지 3개 이하
- 터치 대기시간 2배 연장
- 실패 시 ‘다시 시도할까요?’ 대화형 피드백 제공
- 기기 높이, 버튼 크기 등 물리적 설계도 고령자 중심
📌 결과:
- 키오스크 실패율(도중 포기 비율) 35% 감소
- 60대 이상 키오스크 사용 비율 2배 증가
📊 해외 성공 사례 요약
국가 | 주요 성공 요소 | 결과 요약 |
일본 | 물리 버튼 유지 + 화면 단순화 | 스마트폰 첫 사용자 대폭 증가 |
스웨덴 | 시니어 모드 UX + 음성/진동 보조 | 모바일 금융 서비스 이용 확대 |
캐나다 | 공공 웹사이트 시니어 모드 제공 | 온라인 민원 이용률 증가 + 행정비용 절감 |
독일 | 전용 키오스크 설계 | 고령자 키오스크 이용률 상승 |
🧠 이 해외 사례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5가지
✅ 1. 처음부터 ‘노인 모드’를 설계에 포함해야 한다
- 별도로 만든 ‘시니어 버전’이 아니라, 기본 서비스 안에 ‘시니어 모드’를 자연스럽게 포함해야 한다.
✅ 2. ‘터치+음성+진동’ 다중 피드백 시스템이 필요하다
- 하나의 방식이 아니라 여러 감각 경로를 통해 사용자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 3. 정보는 ‘간소화’가 아니라 ‘필터링’ 해야 한다
- 정보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만 선별해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 4. 실패 가능성을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 실수를 전제로 한 ‘다시 시도하기’, ‘취소하기’, ‘직접 도움 요청하기’ 버튼은 필수적이다.
✅ 5. 공공+민간 협력이 필수다
- 정부가 기준을 만들고,
- 기업이 기술과 디자인을 구체화하는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
✅ 마무리 – 포용은 ‘기술력’이 아니라 ‘시선’에서 시작된다
해외 성공 사례를 보면 기술이 특별히 더 앞서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이 진짜 달랐던 것은 ‘누구를 위한 기술인가’를 설계 초기부터 고민했다는 것이다.
포용은 ‘디지털 기술이 더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이 더 친절해지는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빠른 변화가 아니라, 함께 가기 위한 느린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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