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행정 서비스의 확산 속에서, 고령자들이 가장 많이 접속하는 웹사이트 중 하나는 바로 ‘시청’과 ‘구청’ 홈페이지다.
특히 복지 정보, 장기요양, 긴급복지 지원, 노인 일자리 신청 등의 항목은 고령층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보 접근성이 곧 복지 접근성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실제로 시청이나 구청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정보는 넘쳐나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눌러야 할지 도무지 감을 잡기 힘든 구조인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서울시청 공식 홈페이지와 **서울 내 3개 자치구 복지포털(강남구, 은평구, 영등포구)**의 UX를 비교해, 노인 사용자 관점에서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1. 메인 페이지 구성 비교: 정보 접근의 첫 관문
고령자에게 있어 첫 화면은 곧 ‘진입 가능 여부’를 결정짓는다.
많은 정보가 있다는 것은 오히려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실제 고령자의 눈높이에서, 두 사이트군의 첫 화면을 비교했다.
요소 | 서울시청 홈페이지 | 자치구 복지포털(강남, 은평, 영등포) |
시각적 구조 | 이미지 슬라이더 중심, 동적 배너 다수 | 정적 구조 위주로 간단한 정보 배치 |
초기 노출 메뉴 | 시민참여·시정소식 중심, 복지 메뉴는 2~3단계 아래 위치 | 복지 관련 메뉴가 초기 화면에 바로 노출됨 |
글자 크기 및 색상 | 작고 회색 계열 텍스트 사용, 버튼과 텍스트 구분 어려움 | 큰 텍스트, 높은 색 대비로 정보 인식 용이 |
검색 기능 | 검색창은 있지만 자동완성 없음 | 일부 구청은 자동완성 및 카테고리 추천 기능 제공 |
👵 70대 사용자 인터뷰
“서울시청은 처음 보면 뭐가 어디 있는지 몰라요. 그냥 구청 홈페이지가 훨씬 보기 편해요.”
– 73세 여성, 종로구 거주
2. 사용자 시나리오 비교: 긴급복지지원 신청 절차
실제 사용자가 ‘긴급복지지원 신청’ 민원을 처리하고자 할 때, 서울시청과 구청 복지포털 중 어느 쪽이 더 직관적이고 접근하기 쉬운지 시나리오를 통해 분석했다.
📍 서울시청 경로
- 메인 화면 접속
- ‘복지’ 항목 찾기 → ‘복지정책’ 클릭
- 다단 메뉴 중 ‘긴급복지’ 하위 항목 탐색
- ‘신청 방법’ 안내 클릭 → 구청 직접 방문 권유
- 실제 신청은 오프라인 안내로 종료
→ 접속자의 60%가 중도 포기 (테스트 기준 5명 중 3명)
📍 자치구 복지포털(은평구) 경로
- 메인 화면 접속
- 바로 ‘긴급복지 신청’ 메뉴 배치
- 클릭 시 민원 개요 + 절차 + 온라인 서식 다운로드 가능
- 담당자 전화번호 및 방문 장소 바로 안내
→ 접속자 전원 실제 정보 획득 성공 (5명 중 5명)
3. 콘텐츠 깊이와 안내 정보 비교
단순히 ‘있는 정보’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정보가 고령자에게 얼마나 설명이 친절하고 구체적인가가 실제 UX에 더 큰 영향을 준다.
항목 | 서울시청 홈페이지 | 자치구 복지포털 |
복지정보 설명 방식 | 전문 용어 다수 포함, 개념 중심 설명 | 생활 언어 위주, 사례형 안내 포함 |
민원 접수 설명 | ‘절차 안내’ 문서 별도 링크로 구성, 페이지 내 검색 어려움 | 한 페이지에 전체 절차, 필요 서류, 유선 안내 포함 |
연락처 및 문의처 | 대표번호만 기재되거나 담당 부서 이동 필요 | 담당자 내선 번호, 이메일 등 바로 연결 |
시각적 콘텐츠 활용 | 이미지 및 아이콘 중심, 정보 인식 도움 미흡 | 체크리스트, 인포그래픽, 숫자 정보 활용으로 직관적 인지 가능 |
4. 실제 고령자 사용자 실험: 구청 홈페이지가 더 낫다
📋 테스트 방식
- 연령: 70대 이상 5명
- 과제: ‘노인 일자리 신청’ 절차 안내 찾기
- 사이트: 서울시청 vs 은평구 복지포털
- 측정 항목: 클릭 횟수, 소요 시간, 스스로 찾았는지 여부
사용자 | 서울시청 (클릭 수 / 시간 / 스스로 해결 여부) | 은평구 복지포털 (클릭 수 / 시간 / 스스로 해결 여부) |
A(74세 남성) | 7회 / 5분 30초 / X | 3회 / 2분 / O |
B(76세 여성) | 8회 / 6분 / X | 4회 / 3분 10초 / O |
C(81세 남성) | 10회 / 9분 / X | 3회 / 2분 30초 / O |
D(73세 여성) | 중도 포기 | 4회 / 2분 / O |
E(75세 남성) | 6회 / 4분 50초 / X | 2회 / 1분 40초 / O |
📊 결과 요약
- 서울시청은 클릭 수 과다, 전문 용어로 인해 ‘정보 길 잃기’ 현상 발생
- 구청 복지포털은 ‘신청 경로 안내’가 명확하여 스스로 해결 가능성 높음
5. 정책 제안: 구청의 UX 우수사례를 표준화하라
고령층 접근성을 고려한 UX 설계는 이미 일부 구청에서는 실현되고 있지만, 서울시 전체 또는 국가 단위로는 통일되지 않은 상황이다.
🚨 문제 요약
- 서울시청은 전 시민 대상이라 구조가 방대하고 비직관적
- 복지 메뉴는 메인 화면에서 소외되어 접근이 어려움
- 정보는 많은데, ‘내가 지금 무엇을 하면 되는가’가 설명되지 않음
✅ 정책 제안
- ‘고령자 UX 인증제도’ 신설 → 사용자 테스트 거친 웹사이트에 인증 마크 부여
- 서울시청-구청 UX 통합 가이드라인 도입 → 우수 사례 벤치마킹하여 서울 전역에 확산
- 복지 민원 중심의 원클릭 이동 메뉴 신설
- 음성 읽기 지원, 화면 확대 기능 강화
- 시니어 대상 키오스크 교육과 연계된 웹사이트 매뉴얼 제공
6. 마무리: 공공 UX, ‘모든 세대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지자체 웹사이트는 정보만 쌓아놓는 창고가 아니라, 누구든지 필요한 정보를 쉽게 꺼내 쓸 수 있는 ‘공공 플랫폼’이어야 한다.
지금처럼 젊은 세대 중심의 웹 설계로는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를 줄일 수 없다.
디지털 접근은 기술이 아니라 디자인의 문제이며, 그 책임은 행정 기관이 져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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